파리 여행에서 가장 기대가 되었던 일들 중 하나가 베르사유 궁전에 가는 것이었다.
어린시절 즐겨보았던 만화중에 '베르사유의 장미'라는 만화가 있었다.
그 만화에 나오는 마리 앙투아네트의 모습이 참 예뻐 좋아했던 만화였다.
베르사유 궁전을 가면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마리 앙투아네트가 있을 것 같은 기대 때문일까?
설레는 마음으로 떠난 베르사유 궁전에서 길을 잃을 줄이야...


베르사유 궁전 만큼이나 화려한 정원이다.
꽃이 피는 봄에 오면 더욱 예쁘다고 했지만 겨울에도 운치있고 웅장했다.
내가 갔던 날은 보슬비가 내려 생각보다 관광객이 많지 않았다.
그리고 주로 궁전 내부를 관람하러 다니기 때문에 정원에서는 사람을 거의 발견할 수 없었다.
이 넓은 정원을 다 돌아보려면 하루종일은 걸릴듯 했다.


자를 대고 깎은 것 처럼 반듯히 깎인 나무가지들이 참 인상 깊었다.
정원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다 문득 '어! 여기가 어디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야 내가 길을 잃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시간은 벌써 문을 닫을 시간이 다되어가는..
사람들은 보이지 않고 나는 길을 잃어버렸고 정말 난감했다.
이렇게 된거 무조건 직진을 하자는 선택을 하게 되었고 약 1시간동안 헤매인 끝에 출구를 발견 할 수 있었다.
길을 잃었을땐 한방향으로 직진하는 것이 효과적이란 것을 베르사유 궁전에서 배울 줄이야...
내게 베르사유 궁전은 아름답고 화려한으로 기억하기 보단 길을 잃고 헤메였던 곳으로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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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는 누구나 다 알만한 광고를 만드는 사람이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생각이 에너지다'
작가의 이력이 이 책을 읽게끔 호기심을 이끌었다.
여덟단어..
자존, 본질, 고전, 견, 현재, 권위, 소통, 인생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단어들 중 왜 이 여덟단어였을까?
책 읽기를 마칠무렵 이 여덟단어 속에 저자의 인생에 모토가 느껴졌다.
그러면서 책을 읽는 사람들에게도 '묵묵히 자기를 존중하면서 클래식을 궁금해 하면서 본질을 추구하고 권위에 도전하고 현재를 가치있게 여기고 깊이봐가면서 지혜롭게 소통하면서 각자의 전인미답의 길을 가자'라고 얘기했다.
돈오점수
갑작스럽게 깨닫고 그 깨달은 바를 점차적으로 수행해 가다.
be yourself 너 자신이 되라
개처럼 살자
이 책을 읽고 가장 기억에 남는 말들이다.
좋으면 좋다고 꼬리 흔들고, 배고프면 먹고, 잠오면 자는 개처럼 사는 것이 요즘 나에게 필요한 일인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현재에 만족하는 삶을 산다는 것이 어떻게 보면 쉬운일이고 또 어떻게 보면 가장 어려운 일인 것 같다.
내가 이런 인문학 책을 읽는 이유가 행복이란 단어를 자꾸 멀리서만 찾으려는 내 생각을 바꾸기 위해서가 아닌가 싶다.
돈오점수하게 한 것 같은 여덟단어를 읽고, 행복한 하루, 설레는 하루를 오늘도 시작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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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살이 갓 되었을때, 나는 빨리 나이를 먹어 30살이 되고 싶었다.
30살이 된 나는 모든게 다 안정되어 있을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때 아마 세월이 빨리 가는 약이 있었다면 나는 분명 그 약을 마셨을 것이다.
세월이 흘러 몇달 뒤면 30살을 앞둔 지금은 나이가 많아 지는 일이 예전에 내가 생각 했던것 보다 유쾌하거나 즐거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나이를 먹는 다는 것에 대한 나의 생각은 조금 바뀌게 되었다.
그때의 내가 나이가 많아지는 것에 대한 무한한 동경이 있었다면, 지금의 나는 나이를 먹는 다는 것은 사회적으로 큰 책임감을 지고 어깨가 무거워 지는 일이 되버린 것 같다.

9년이 지난 지금도 불확실한 미래와 여러가지 변화들로 불안정하긴 마찬가지다.

또 한해가 다가왔다.

한살을 더 먹었다.
"우리 나이 또래면 몇천은 모았어야 하는거 아냐?"
"여자는 30살 전에 결혼해야지"
"아무래도 전문직이 낫지. 결혼하고도 일할수 있고..."
사람들은 지금보다 좀 더 안정되고 기반을 닦고 그렇게 살기를 바란다.
젊다는게 한 미천으로 도전을 통해 경험을 얻어내는 일이란 '철'없는 어른이 되고 마는게 현실이다.
9년 전이나 지금이나 나는 마냥 철부지이고 싶지만 세상은 그런 날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

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순간부터 가슴뛰는 일이 없어졌다.
늘 어딘가에 미쳐있던 내가 좋았다. 뜨거웠고, 열정적이었던...
지금의 나는 빈 껍데기일뿐...사람들 앞에선 웃고 떠들고 하지만 나는 지금 행복할까?
안정적? 결혼? 난 글쎄...
너희들 말대로 내가 틀린걸까?

나는 다른거야.

사실은 나역시 막연한 미래에 대해 두렵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길을 걷다 갈림길이 나왔을때 모든 사람들이 오른쪽으로 갈때 나만 왼쪽으로 가는 느낌?
매순간마다 선택의 기로에 놓여질 때 내 선택에 정말 후회가 없는지 생각에 생각을 반복하게 된다.
그러나 아직 오지도 않는 미래에 대해 걱정만 하고 있으면 뭣하겠는가?
그런 모습이 과연 나다운 모습일까?
더 나이가 들면 할 수 없는 일을 하는 것에 우선순위를 두자.
그리고 내 마음의 소리에 귀 귀울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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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안주하는 내모습이 싫어서
나를 잃어가는 내모습이 싫어서
용기가 사라지는 내모습이 싫어서 나는 떠난다.

나는 늘 그래왔듯이...
마지막에서는 어쩌면 이기적일 수도 있는 선택을 하지만 또 시간이 지나가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잊혀지게 되겠지.

남은 시간은 조금이라도 남은 미련을 없애는 것에 쓰자.
가벼운 마음으로 떠날 수 있도록...
그리고 더 큰 세상을받아들이고 있는 그대로를 느낄 수 있는 나로 만들자.

2011. 12. 19. 새벽2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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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이번 여름 휴가는 어디로 떠나면 좋을까?'하던 차에 문득 서해안이 떠올랐다.
서해안쪽으로는 아직 한번도 가본적이 없기에 '그래 바로 여기야!'라고 생각했다.
처음 서해안으로 잡았을땐 변산반도를 꼭 가봐야 겠다고 생각했다.
새만금 방조제를 둘러싼 풍경과 내소사 전나무길, 서해안의 갯벌을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 일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한참을 서해안 쪽으로 검색을 하고 최종적으로 구사포 해변에서의 1박을 결정하게 되었다.
변산반도 아래쪽에 있고, 서해안이며, 비교적 사람도 적은, 그리고 캠핑을 할 수 있는 곳이여서 낙점!

구시포해수욕장
<사진 - 한국관광공사>

보고도 믿지 못했던 별빛하늘, 구사포 해변
창원에서 구사포 해변까지는 5~6시간은 걸린 것 같다.
이글 거리는 아스팔트를 끊임 없이 달리고 달려 도착한 구사포 해변...
하얀 백사장을 보자마자 바로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아, 짜다. 서해안 바닷물도 역시 짜구나..."
얼마 되지 않아 구사포 해변에 밤이 내려앉았다.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밤 하늘에 빛나던 수많은 별...
'세상에!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그날따라 구름 한점 없어 더욱 밝은 빛을 내는 달빛과 별빛을 내눈으로 보고도 믿겨지지 않았다.
나는 곧 구사포 해변의 묘미라 할 수 있는 조개캐기에 나섰다.
한창 조개캐기에 열을 올리고 있던 중 문득 어둠 속에서
눈에 보이는 것은 허상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눈으로 보는 것은 두려움만 더 커질뿐...
랜턴을 끄고 눈을 감고 발바닥과 손바닥, 손끝으로 부드러운 뻘의 감촉을 느껴보았다.
뻘이 어찌나 곱던지 극세사 이불보다 더 감촉이 좋았다.
아직도 고사포를 떠올리면 부드러운 뻘, 밤하늘 빛나던 수많은 별빛이 떠올라 괜시리 기분이 좋아진다. 내게 세상곳곳 아름다운 곳이 많아 가봐야 할 곳이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을 다시금 일깨워 준 곳이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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