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와 경상도를 가로지르는 화개장터? 메밀꽃 피는 봉평장? NO!!

다름 아닌 우리 마산 YMCA에서는 얼마 전 크게 장이 한판 벌어 졌답니다. 아이들도 신났지만 선생님들이 더 신났던 시장놀이였습니다.

우리 친구들, 시장놀이 며칠 전부터 하루에 한번 씩은 꼭 각반 담임선생님들에게 시장놀이 언제 하냐며 물을 정도로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씨앗반은 음료수가게, 줄기반은 밥 가게, 여울반은 분식 가게, 바다반은 과일 가게, 마지막으로 열매반은 문구점을 열게 되었습니다. 공장과자 안먹기 운동의 영향일까요? 씨앗반 아이들이 씨앗반 선생님께 우리반은 왜 몸에 나쁜 음료수를 파냐고 물었다더군요.^^ 물론 우리 YMCA 장터에서는 몸이 싫어하는 음식은 절.대.로. 팔지 않습니다. 어머님들이 손수 만드신 김밥, 카레밥, 튀김, 각종 전, 계절과일, 수정과, 식혜, 매실진액 등등 우리 몸이 좋아하는 음식만 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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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놀이의 화폐는 10원짜리 동전입니다. 시장놀이 일주일 전부터 모은 10원짜리 동전을 반에 따라 10개 ~ 15개씩 아이들에게 나누어 주어 물건을 사게 되는 것입니다. 아직은 물건을 사고파는 것이 서툰 씨앗반 친구들은 돈을 내지 않고 물건을 가져가기도 하고, 사고 싶은 물건을 멀뚱멀뚱 쳐다만 보고 있기도 하고, 또 어떤 친구들은 돈만 내고 가는 경우도 있었지요. 6살 줄기반, 여울반 친구들은 씨앗반 친구들보다 그나마 사정이 좀 낫습니다. 자기가 원하는 것을 사는 법을 알고 있지요. 하지만 돈을 계획성 있게 쓰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밥도 사먹고, 과일도 사먹고, 음료도 사먹어야 하는데 주로 밥 가게나 분식가게에서 돈을 다써버리는 친구들이 대부분이더군요.

마지막으로 우리 YMCA에서 제일 맏형 7살 바다, 열매 친구들!! 제일 먼저 밥 가게에 들러 밥을 사먹고 배를 조금 채워 분식 가게로 가서 군것질 좀 하고 과일 가게나 음료수 가게로 가서 후식을 먹은 뒤 문방구에 들러 필요한 학용품을 삽니다. 사실 시장놀이가 처음인 저는 우리 7살 바다, 열매 친구들을 보고 시장놀이란 이렇게 해야 한다는 것을 배워야 겠더군요^^


장터에 꼭 있는, 떨이의 경상도 말 ‘뜨리미’라는 것이 물론 우리 YMCA 장터에도 있습니다. 특히 밥 가게, 음료수 가게에 많이 적용 되었던 것 같습니다. 선생님들은 뜨리미 덕분에 더 신났었지요.


또 우리 YMCA 장터에서는 각각의 가게에 예쁘고 멋진 간판이 걸려 있습니다. 바다반의 과일가게 이름은 무지개 과일가게입니다. 바다반 아이들이 여러 가지 색깔의 무지개처럼 과일도 여러 가지 색깔이 있기 때문에 간판 이름을 무지개로 지었다고 합니다. 그밖에 여울반의 티라노 분식가게, 열매반의 별 문방구, 줄기네 밥가게 등의 예쁜 간판들이 걸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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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하는 시장놀이라 정신없고 많이 바빴지만 시장놀이에 푹~ 빠져 재밌어하는 아이들 모습을 보며 제 입가에도 미소가 번졌습니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이 즐거워했던 만큼 우리 선생님들도 너무나 신나고 즐거웠던 시장놀이 였습니다.

* 아기스포츠단에서 발행한 '웃음소리'에 실었던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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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유치원에서는 건강한 먹거리 교육의 일환으로 '공장과자 안먹기' 운동을 매년 진행해 오고 있습니다. 이 기간에는 공장과자 실험도 하고 건강하고 맛있는 간식을 만드는 요리수업도 하게 됩니다. 
아이들과 하는 요리 수업은 재료 본연의 맛을 알게되고 또 여러 가지 채소의 종류, 함유 영양소의 기능, 채소의 장점 등을 설명듣고 직접 요리하고자 하는 의욕이 높아지며 싫어하던 음식들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는 중요한 수업입니다. (가공식품, 수입품등의 원재료를 사용하지 않고 가공시간을 최소화 하는 요리방법 사용)


내 손으로 건강한 간식 만들어 먹기
7세반 강민주 어머님의 제보(?)로 검정쌀 팝콘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집에서도 쉽게 검정쌀, 프라이팬, 불만 있으면 검정쌀 팝콘을 만드 실 수 있습니다.
아이들과 요리 수업하기 전, 혼자 시범삼아 검정쌀을 볶아 봤는데 어찌나 신기하던지...
콩, 현미 등을 볶아 먹어봤지만 오직 검정쌀 만이 팝콘으로 변신 할 수 있습니다.
프라이팬에 검정쌀을 넣고 달달달 볶아 주기만 하면 끝!
검정쌀들이 열을 받으면 하얀 속살을 드러냅니다.
우린 이 순간에 '와~'하는 소리가 나오게 되지요.


첨가물이라곤 찾아 볼 수 없는 검정쌀 팝콘을 아이들은 너무나 맛있게 먹습니다.
'쌤! 공장과자 보다 훨씬 맛있어요'
'고소해요'
여기저기서 아이들이 소리칩니다.
저는 아이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에 또 아이들은 공장과자 보다 더 맛있는 검정쌀 덕분에 우리는 온종일 행복했습니다.


오늘, 내아이에게 첨가물 범벅이 된 공장과자를 먹이시겠습니까?
아니면 몸에도 좋고 맛도 좋은 아이들과 함께 만들어서 더 맛있는 홈메이드 간식을 먹이겠습니까?
인생은 언제나 choice 해야 하는 것이겠지요.

주의 : 기름은 절대 한방울도 들어가지 않습니다. 기름 넣지 마셔요^^

검정쌀이 변신하는 순간입니다. 신기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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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오늘은 날씨가 너무 춥단 말이야!”
“아~ 선~생~님~ 잔디밭 가자요? 네?”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가 한창인 요즘, 점심을 먹고 난 뒤 아이들과 내가 거의 매일 벌이는 실랑이다. YMCA를 다녔던 친구들, 또 처음 YMCA를 다닌 친구들도 이제는 YMCA에 조금은 적응이 됐는지 오늘은 산에 가자며, 오늘은 잔디밭에 가자며 졸라댄다.


“얘들아 꽃이랑 나뭇가지 꺾으면 되나 안 되나?”
“안 돼요~”
“그래 꽃이랑 나무도 우리처럼 숨 쉬고 있어서 꺾으면 아프다이가..꺾으면 안 된다. 알겠제?”
활짝 핀 꽃들이 아이들 눈에도 참 예쁜지 한참을 꺾고 싶어 하다가 떨어진 동백, 벚꽃, 목련의 꽃잎을 주워 고사리 같은 손에 꼬옥 쥐고 우리반으로 들고 들어 오곤 한다.
우리는 장난감이 없기 때문에(처음엔 너무 신기했다) 산이나 잔디밭으로 놀러 갔을때 아이들 스스로가 너무나 자연스럽게 장난감과 놀이를 만들 줄 안다. 잔디밭에 굴러보기, 돌멩이·나뭇잎 등을 주워 소꿉놀이 하기, 나뭇가지로 땅을 파기 놀이, 밤·도토리 줍기, 죽은 지렁이 관찰하기 등등 모든게 아이들 장난감이고 놀이터가 된다. 특히 요즘 처럼 봄이나 가을에는 너무 덥거나 또 너무 춥지 않기 때문에 아이들이 더 신나게 놀 수 있는 놀이터가 된다.

“선생님 입에서 봄 냄새가 나요”
목련 차를 마신 뒤 한 아이가 한 말이다. 아이들과 함께 지내다 보면 어떻게 그런 표현력을 가질 수 있는지 감탄이 절로 나올때가 많다. 아이들과 목련 잎을 주워 차 명상을 하고, 쑥을 캐서 쑥버무리를 해먹고, 예쁜 꽃으로 화전도 부쳐 먹고 산으로 잔디밭으로 온종일 뛰어다니다 보니 봄이 오는 것이 온몸으로 느껴지는 것 같다. 봄이 오니 아이들의 웃음소리도 더 커진 것 같다.


* 아기스포츠단에서 발행한 '웃음소리'에 실었던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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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하고도 중순이 되었습니다. 제가 다니는 유치원도 새학기가 시작되었습니다.
매년 새학기의 아침은 아이들 우는 소리로 가득합니다
난생 처음 엄마와 긴 시간을 떨어져야 하는 생이별을 겪는 아이들이 우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아이들이 낯선 환경에 적응하기까지 얼마나 걸릴까요?
짧게는 몇일에서 길게는 한학기 동안 우는 아이들도 봤습니다.
그래도 매일 아침 엄마와 떨어져 낯선 환경에 차츰 적응해가는 아이들이 기특합니다.


"유치원에 오면 선생님이 엄마예요?"
몇년전 한 아이가 울먹울먹 거리며 하던 말이 기억납니다.
유치원 선생님은 때로는 아이들에게 엄마가 되기도 한답니다.
우리 선생님들이 진짜 엄마처럼은 될 수 없겠지만 아이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도록 많이 안아주고 달래주기도 하지요.
"유치원에 오면 쌤이 엄마야"
제가 아이들에게 이 이야기를 하면 아이들 반응은 "에이~ 쌤이 왜 우리엄마예요?", "정말 엄마라고 불러도 되요?"라며 대부분의 아이들이 재미있다는 듯한 반응을 보입니다. 아이들에게 선생님이라는 선을 긋는 것 보단 때로는 엄마같은 때로는 친구같은 선생님으로 기억되는게 제 바램이지요.   

나는 도사가 아니다!
옛날 말에 시간이 약이라는 말이 있듯이 아이들과 선생님에게는 서로에게 익숙해질 수 있는 시간이 필요 합니다. 몇달 전, 유치원 상담 통화 중 한 학부모님께서 "유치원 선생님들은 아이들을 보면 척하니 알지 않나요?"라고 말씀하시더군요.
물론 내공이 깊으신 선생님들께서는 아이를 한번 보고 성격이며 취향까지 알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아마 대부분의 선생님들께서는 '우린 도사가 아니야'를 외치 실 것 같습니다.(저만 그럴 수도 있습니다^^;)  1년이라는 시간을 오합지졸 아이들과 보내면서 함께 울고 웃고 싸우고 하면서 개인적인 아이들의 취향까지도 하나하나 알아가게 되는 것이죠. 저도 어떤 아이든 한번에 모든걸 다 꽤 뚫어보는 능력자(?)로 거듭나려면 내공을 열심히 쌓도록 해야겠습니다.
 

3월 한달 아이들과 기초생활습관을 몸에 익히고 서로에게 친숙해져야 하는 시간이라 아이들도 또 저도 조금은 힘겹고 4월이 오는지도 모르게 한달이 지나가 버렸습니다. 우리 유치원 앞 마당에는 커다란 벚나무가 있는데요, 벚꽃을 활짝 피울 준비가 다 된 것 처럼 보입니다. 조금더 날씨가 따뜻해지고 벚꽃이 날리는 유치원 마당에서 아이들이랑 빨리 사진찍고 놀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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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5일은 무슨 날일까요?
아마 스승의 날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일 겁니다.
하지만 우리 YMCA유치원에서는 5월 15일이 스승의 날이 아닙니다.
우리 YMCA유치원에서는 2월 15일이 스승의 날 이지요.

'왜 2월 15일이 스승의 날일까?'
저도 Y유치원에 들어오기 전 까지는 5월 15일은 스승의 날이고 선생님들을 위한 파티를 만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YMCA유치원은 2월 12일날이 스승의 날인 것일까? 3월에 새학기를 시작하는 우리 나라에서는 5월은 학기초입니다. 학기초이니 만큼 아이들과 선생님간의 친밀도가 부족하고 또 친밀도가 없기 때문에 아이들 스스로가 선생님에 대해 고마움에 대해 느낄 수 있는 시간이 적습니다. 그리고 '우리 아이 잘 부탁한다'라는 식의 과도한 촌지가 오갈 수 있는 상황이 발생 할 수도 있지요.
이러한 이유 등으로 우리 유치원에서는 학기가 끝나는 2월 15일이 스승의 날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만드는 스승의 날
스승의 날 1~2주 전부터 담임 선생님들 끼리 반을 바꿔 교환수업을 합니다.
반을 바꿔서 우리 선생님에 대해 아이들과 이야기 나누기를 해보고 1년동안 선생님과 지내면서 고마웠던 점, 감사했던 점, 재미있었던 일들을 이야기 해봅니다. 또 우리반 선생님을 위해 어떤 선물을 하면 좋을지 의논을 하고 또 선생님을 위해 불러드릴 노래를 개사하기도 합니다.


아이들과 선생님이 힘을 합쳐 만든 스승의 날 선물

스승의 날 전까지 지켜야 할 비밀
스승의 날 전까지는 각반 친구들의 비밀 작전이 진행됩니다.
담임 선생님께 드릴 선물과 노래를 비밀에 부치는 것이죠.
저는 너무 궁금해서 우리반 아이들에게 "조금만 가르쳐줘"라고 이야기 했더니 스승의 날 전까지는 절대 가르쳐 줄 수 없다고 하더군요.
비밀작전도 연령이 높아 질 수록 보안이 더 철저합니다.

이렇게 아이들도 또 선생님들도 기다려 지는 스승의 날이 되면 아이들은 곱게 한복을 입고 등원하여 스승의 날 파티를 맞이합니다. 드디어 비밀이 풀리게 되지요^^
아이들의 손으로 '한땀 한땀'만든 예쁜 선물들과 노래 선물을 받은 이날 하루동안은 이 세상 누구도 부럽지 않게 만들어줍니다.
스승의 날때의 벅찬 마음을 글로 다 표현 못하는 것이 아쉬울 따름입니다.

우리 사랑하는 선생님 우리 사랑하는 심소영 선생님
인라인 태워 줬어요 바깥놀이도 나갔어요
처음엔 잘 몰랐지만 이제는 알 것 같아
선생님의 마음이 담긴 그 소중한 마음을
정휘정 김태희 강민주 이종렬 김모세 박형준 김은현 전영찬 손한영 김도연
김려현 유지나 김민경 조다빈 송태한 박성현 김정훈
(아이들이 스승의 날 때 밥상노래를 개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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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주 : 선생님, 제일 처음 태어난 사람은 누가 낳았어요?
우리 엄마는요... 곰이 사람을 제일 처음 낳았데요.
나 : 뭐? 글쎄...
쌤은 원숭이가 낳은 것 같은데, 잘모르겠다...
민주는 어떻게 생각해?
강민주 : 나도 원숭이가 낳은 것 같아요.
선생님 : 하하~ 어렵다!




(샛별차안)
박지원 : 쌤~ 합(?) 접어 주세요.
나 : 합? 학이겠지.
박지원 : 아~ 학 접어 주세요.
나 : 내가 학 접어주면 니는 내한테 뭐 해줄껀데?
박지원 : 쌤, 말을 그렇게 밖에 못해요?
선생님 : 그래, 미안하다... 근데 지원이도 말 예쁘게 하자ㅠㅠ




(명상시간)
박성현 : (눈을 뜨더니) 선생님! 아무리 해도 마음의 소리가 안들려요!
나 : 눈감고 음악 소리에 귀 기울이면 들린다.
박성현 : (다시 눈 감는다)
            아니 근데요, 애들 떠드는 소리 말고는 아무 소리도 안들려요.
나 : 사실... 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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