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강의

 

매일 매일을 감사하며 살기란 쉽지 않다.

내게 남은 삶이 고작 6개월 정도라면?

감사는 커녕 하늘은 불공평하다는 생각과 함께 곧 죽는다는 공포감 때문에 절망적인 나날의 연속이지 않을까싶다.

마지막 강의의 주인공 랜디 교수는 자신에게 남은 그 짧은 시간도 감사하단다.

심지어는 교통사고로 죽는 것도 아니고 심장마비에 걸려 죽는게 아니라 행운아라고 까지 이야기 한다.

사실 좀 충격이었다.

고작 살날이 3개월에서 6개월 정도가 남은 사람이 자신의 삶을 정리해 나가면서 가족들과 남은 시간을 보내기에도 빠듯한 시간에 강의준비라니..

하지만 랜디 교수가 가족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강의를 남긴 이유가 더 충격이었다.

 

- 지금 내 아이들은 대화를 하기에는 너무 어리다. 모든 부모들은 자식들에게 옳고 그름에 관하여, 현명함에 관하여, 그리고 살면서 부닥치게 될 장애물들을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하는지 가르쳐 주고 싶어 한다. 또 부모들은 행여 자식들의 삶에 나침반이 될 수 있을까 하여 자신들이 살아온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 한다. 부모로서의 그런 욕망이 카네기멜론대학에서의 '마지막 강의'를 하게 된 이유다.

나의 마지막 강의는 모두 비디오테이프로 녹화가 되었다. 교양 강의라는 명목 아래 나는 스스로를 병속에 넣었다, 이 병은 미래의 어느 날, 바닷가로 떠 내려와 아이들에게 닿을 것이다. 만약 내가 화가였다면 아이들을 위해 그림을 그렸을 것이다. 음악가였다면 작곡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강의를 하는 교수다. 그래서 강의를 했다.-

 

암으로 죽어가는 상황에서 아이들에게 아버지로서 세상에 남긴이 이 메세지가 나같은 범부중생이 하는 생각의 차원을 넘어서는 성숙된 그 무언가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의 내용으로 봤을때는 여느 어른들이 젊은이들에게 하는 이야기와 다를바 없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

은혜를 아는 사람이 되어라, 불평하지 말고 노력을 해라, 절대 포기하지 마라 등등...

누구나 다 알고 있지만 막상 실행하기란 쉽지 않은 일들에 대해 왜 그래야 하는지, 자신이 겪었던 과거 상황을 이야기 하면서 우리들에게 이해를 시켜주고 있다.

 

랜디 교수는 너무나 담담하게 자신의 죽음에 대해 이야기 했다.

자신의 몸속에 10개의 종양이 있고 살기 위해 가장강력한 화학적치료에 동의를 하였으며 앞으로 세달에서 길게는 여섯달을 살 것이라고..

내 자신이 죽어간다는 것에 대해 어떻게 저렇게 의연하게 말할 수 있을까?

죽어가는 내자신 보다는 자신을 그리워하며 남아 있을 가족들을 위해 남은 삶을 살아간다. 그리고 자신의 삶을 정리한다.

치료의 고통 보다는 아이들이 자랄때 함께 하지 못하는 것에 더욱 고통을 느낀단다.

늘 재밌고 즐겁게 살고 싶었단다.

아이들이 자라서 자신을 정말로 사랑했던 아버지가 있었다는 것을 남기고 싶었단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 보내고 싶지 않은건 어느 누구나 그럴 것이다.

그건 랜디 교수도 그의 가족들도 마찬가지 였으리라..

성숙하게 이별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은 것 같다.

랜디 교수, 자기 인생과의 작별을 쿨하게 받아들인 사람으로 내 기억에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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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학기가 시작되고 이런 저런 일들로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고 있는 이 시국에, 제 손으로 강의를 하나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드디어 강의가 시작되고 교수님께서 제게 "오늘 하루 행복한 일이 있으셨나요?"라고 물으셨습니다.
저는 오늘 하루를 잠시 되돌아보고 "아뇨~ 행복한일은 없었던 것 같아요.."라고 대답했습니다.
하루종일 아이들과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 몸이 지치고, 이런저런 일로 마음도 지치고, 오늘이 어제 같았고 어제가 오늘 같은 특별하지 않은 하루를 보냈다라고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었습니다.
한 강의실에서 같은 강의를 듣던 사람들 모두 똑같은 하루를 살았지만 저처럼 행복하지 않은 하루를 보낸 사람도 또 행복한 하루를 보낸 사람도 있었습니다.


"햄버거를 너무 좋아하는데요 오늘 햄버거를 먹어서 너무 행복했어요"
"길을 가다가 넘어졌는데, 많이 다치지 않아서 제 발로 걸어 병원을 갈 수 있어서 행복했어요"
오늘을 행복하게 보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순간 아!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분들과 저는 행복하다의 기준을 너무도 다르게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로또에 당첨이 되었다거나, 갖고 싶었던 것을 샀을 때,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을때 등등 뭔가 특별하고 근사한 일들을 행복하다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생각해보니 조금만 다르게 본다면 저는 매일매일 행복한 하루를 보낼 수 있는 환경에 놓여 있었습니다.
때로는 저를 미치게 만들고, 또 화가 나게 만들고, 또 때로는 슬프게 만드는 아이들이지만 그 보다 더 많은 웃음과 사랑을 주는 아이들과 함께 지내고 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사람 생각이라는 것이 하루아침에 당장 바꿔지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교수님이 제시하신 방법이 '하루에 적어도 한가지씩 행복한 일을 만들어보자' 라는 것입니다.
행복한 일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소소한 일상마저 행복하게 만들어 준다는 것이죠.
저는 요 몇주 동안 하루에 한가지씩 행복한 일을 만들어 다이어리에 기록하고 있습니다.
신기한 것이 억지로라도 행복한 일을 만들어 냈더니 쳐저 있던 입고리가 올라가고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 하려고 노력도 됩니다.
그렇게 몇주를 보내고 저번주 교수님을 다시만났더니 "어머~ 표정이 정말 많이 변하셨어요. 몇주 전이랑 눈에 띄게 차이가 나세요"라고 말씀해 주십니다. 하하^^


오늘 하루 행복한 일이 있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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