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어주는 남편

몇해전 지인에게 선물로 받은 책
감사하단 말과함께 책장속에 몇해를 묵혀두었던 책이다.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책장에 있던 이 책을 집어든 하루종일 책에서 눈을 때지 못했다.
단숨에 책한권을 읽어나갔다.

서른즈음에..
사회통상적으로 결혼도 해야 할 나이이고 책임감을 갖고 어른이 되어야만 하는 나이가 되었지만,
아직 아무것도 이룬것도 스스로 할 수 있는 일들도 부족하다는 생각이 맴도는 요즘..
한 중년의 부부가 서로에게 책을 읽어주고 듣고하는 모습이 참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부가 서로 좋아하는 일을 같이하면서 같이 늙어가는 것도 복받은 인생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때로는 울기도 웃기도 하면서 목소리내어 한줄 한줄 읽어나가는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지며 부럽기도 했고 책을 손에서 놓지 못 했던 이유였다.

책 읽어주는 남편이 이야기 해주는 여러가지 책, 조두진의 능소화나 마지막 강의 같은 책들은 나중에 꼭 한번 읽어볼 생각으로 따로 적어두었다.
그리고 도서관을 지어 책을 기부하는 룸투리드와 같은 세상에는 너무나 멋진일들이 가득하다는 사실도 알게되었다.

바람이 불어 봄꽃이 피고 진 다음, 다른 꽃들이 더 이상 피지 않을 때 능소화는 붉고 큰 꽃망울을 터뜨려 당신을 기다릴 것 입니다. 큰 나무와 작은 나무, 산짐승과 들짐승들이 당신 눈을 가리더라도 금방 눈에 띌 큰 꽃을 피울 것입니다.
꽃 귀한 여름날 그 크고 붉은 꽃을 보시거든 저인 줄 알고 달려와주세요.
저는 붉고 큰 꽃이 되어 당신을 기다릴 것입니다.
처음 당신이 우리 집 담 너머에 핀 소화를 보고 저를 알아보셨듯, 이제 제 무덤에 핀 능소화를 보고 저인 줄 알아주세요.
우리는 만났고 헤어지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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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한 현실 앞에 삶에 안주해 살기위해 그저 침묵할수 밖에 없는 아니 방관하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옳고 그른 것을 스스로 구별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하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 이별에도 예의가 필요하다.
제목이 마음에 들어 책을 집었다고 할만큼 격하게 공감하는 문장이다.
처음, 첫 이라는 단어에만 의미를 부여하며 살지만 정작 헤어지는, 이별이라는 단어 자체만으로도 '끝'을 떠올리게 된다.
사람이 어떤일에 있어 첫 마음가짐과 끝날때의 마음가짐이 한결같기란 쉽지 않다.
유종의 미를 거둔다는 말이있다.
진정 아름다운 사람은 마지막이 아름다운 사람이라는 말도 있다.
그런 연장선상에서 이별에도 예의가 필요하다는 표현은 좀 더 세련된 표현이란 생각이 든다.

우리는 처음 사랑을 시작할 때 서먹서먹하지만 
설레는 마음으로 상대에게 주춤주춤 다가간다.
그 아름더웠던 순간들, 인생에서 많지 않았던
그 뜨거운 사랑의 순간들을 잿빛으로 만들지
않으면 우리는 이별을 맞아야하고 고통을 받아들어야 한다.
그것이 모든 사랑했던 순간들에 대한 예의고 또한 이별의 예의다.
-이별에도 예의가 필요하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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