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후드

 

한 영화를 무려 12년동안 촬영했단다.

이 얘길 들으니 정말 엄청난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큰 감동도 없다.

그렇다고 흥미를 끄는 내용도 없다.

그러나 잔잔하면서 뭔가 가슴을 울리는 여운이 남는 영화다.

지나간 기억속에 아픔과 슬픔은 나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고 기쁨과 사랑은 나를 성숙하게 만들었던 나의 시간들..

그렇게 성장통을 겪으며 물흘러가듯 흘러가버린 내 어린시절이 떠올랐다.

영화배우를 넘어 한 소년이 어른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누구나 자신의 성장과정을 떠올릴 것이다.

"난 그냥 뭐가 더 있는 줄 알았어"

영화 후반부의 소년의 엄마가 했던 말이 가슴에 남는다.

어쩌면 요즘들어 내가 느끼는 삶의 피로도 때문인지 더 격하게 공감이 갔는지도 모른다.

자식들을 다 독립시키고 중년의 나이가 되어버린 엄마이자 한 여자로서 인생의 허무함을 탄식하듯이 뱉어내던 말..

누구나 나는 특별한 인생을 살고 있다는 기대감으로 살아간다.

아니 내 인생은 특별해질거란 기대감으로 살아간다.

지금 이곳에 만족을 못하고 미래를 기대하는 삶은 우리를 공허하게 만든다.

내 어린시절 품었던 뜨거운 열정과 가슴뛰던 그때 그 시간들을 마음에 담아놓고 그렇게 공허함만을 가지고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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