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비

커피의 영어발음을 따서 부른 고어

여러 열강들의 틈에 끼여있던 조선이라는 작은 나라의 왕, 고종은 쓰디쓴 커피를 좋아했다고 한다.
"왕이 되고부터 무얼 먹어도 쓴맛이 났다. 헌데 가비의 쓴맛은 오히려 달게 느껴지는구나”
실제로 고종은 덕수궁에 정관헌이라는 커피를 마실수 있는 곳을 만들기도 했다.
영화 가비는 명성황우 시해 사건이후 고종이 아관파천하게 되면서 '가비'를 통해 고종의 암살 계획을 그리는 영화이다.
영화 속에는 4명의 중심인물이 등장한다.
따냐 - 어릴 적, 의문의 자객들로 부터 아버지를 잃고 러시아로 건너가 우여곡절 끝에 고종암살계획 일명 '가비작전'에 휘말린다. 이 작전에서 가장 중요한 임무, 고종의 커피시중을 들며 암살을 계획하는 여인.
일리치 -  따냐를 사랑하고, 또 자기의 모든 것을 바꿔서라도 따냐를 지키려는 인물.
고종 - 망국의 왕. 조심스럽고 생각이 깊은 인물로 러시아 공관에서 우연히 맛본 쓰디쓴 가비차를 즐겨마신다.
사다코 - 뼛속까지 일본인으로 남고 싶다는 여인. 따냐와 일리치를 '가비작전'에 휘말리게 만든다. 

영화를 보는 내내 눈이 즐거웠다.
극중 따냐역의 김소연은 매번 화려한 의상으로 볼거리를 제공하는가 하면 여러가지 소품들, 그중에서도 커피를 마시던 찻잔과 같이 세세한 면에서 구한말이라는 시대적으로 암울한 시기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시대의 화려함을 엿볼 수 있었다.
또한 따냐가 커피시중을 들때 커피를 내리는, 일명 '핸드드립'하는 모습도 즐거움의 요소 였다.
나는 이 장면이 나올때마다 커피한잔이 절실하게 생각나기도 했다.^^

배우들의 연기력 또한 좋았던 영화였다.
특히 고종역을 맡았던 박희순이라는 배우에 관심이 갔다.
"무기도 없는 굶주린 자들을 총으로 폭약으로 죽이는가? 내 백성들이다. 그들을 죽인다면 다시는 용서치 않겠다."라고 말할때의 강렬한 카리스마가 아직도 머릿속에 남아있다.
스토리 전개에 다소 아쉬움이 있었지만, 배우들의 명연기가 돋보였다.

의문과 아쉬움이 들었던 여인 사다코...
영화를 보고 난 뒤 이여인의 존재가 궁금해 검색해본 결과 실존인물이며 태생은 조선인이었으나, 일본인으로 아니 철저하게 뼛속까지 일본인이 되어 한시대를 살았던 여인었다고 한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사다코라는 여인에 대해 뭔가 스토리가 있을 것 처럼 하다 스크립트가 올라가버려 의문과 좀 더 이 여인에 대해 스토리 전개가 있었으면 어떨까하는 아쉬움을 남기게 되는 인물이다.

영화 '가비'는 쓰디쓰고 어두운 가비 같은 조선의 이야기를 그리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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