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sad ending으로 끝나버린 이 영화때문에 하루종일 내 마음도 좋지 않다.
사실 좀 우습지만, 나는 영화나 드라마를 볼때 혹은 공연을 볼때나 책을 읽을때 이야기에 완전히 몰입 할 때는 나도 모르게 감정이입까지 되버리는 것 같다.
정말 재밌게 본 영화나 소설을 읽고 난 뒤면 온몸에 전율이 흐르고 감정이 쉽게 현실로 돌아오지 못하는 것 같다.

머릿속에 잔상으로 남아 지금도 무한으로 반복 재생중이다.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여서 더욱 마음이 편치 않다.
<부러진 화살>억울한 소수의 목소리를 세상사람들에게 알려주는 영화였다. 이 영화를 보는 내내 얼마전 온국민을 화나게 만들었던 영화 '도가니'도 생각이 났다.
가진것을 지키려는 기득권층의 이기적인 모습을 보고 있으니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왜 판사를 향해 석궁을 겨눌수 밖에 없었을까?
수학과 교수인 주인공은 동료 교수의 문제출제 오류를 지적하며 다니던 학교에서 정당한 이유없이 해임되고 이러한 사실에 굴복할 수 없었던 주인공은 법원에 소송을 하게 되고 법원 역시 정당한 사유없이 교수의 패소 판결을 내리게 된다. 교수가 판결을 내렸던 판사에 석궁을 들게 되면서 이 끊없는 싸움을 시작하게 된다.
당시 판사를 향해 석궁을 겨눈 교수에 대해 사법부는 법에 대한 도전이자 테러로 간주하고 엄중한 처벌을 촉구하게 된다. 석궁으로 판사를 겨눌수 밖에 없었던 교수의 이야기를 들어주기는 커녕 자기 식구 편들어 주기 식으로 법이라는 잣대를 들이대는 판사들을 보며 탄식과 막막한 분노를 느꼈고, 어찌 된 이유인지 사건을 무마시키기에 급급해 속전 속결로 진행 되어 버리는 판결에 사법부 스스로가 부패되어 있음을 보여주기도 했다. 결정적인 증거와 엇갈리는 증언들을 보고도 유죄판결을 내리는 모습을 보며 기가 막히고 법앞에서 누구나 평등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 마저 들었다.
주인공이 재판을 마치며 "이게 재판입니까? 개판이지"라는 말에 공감되고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꼈지만 헛웃음만 지을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씁쓸하다. 

아직도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을 하고 있을 교수님을 떠올리며...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일들이 있을 지도 모르는 일들과 그리고 소수의 목소리를 알리려는 '부러진 화살'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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