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장독대가 보였습니다.
아이들과 유치원 앞 마당에서 놀고 있는데 한쪽 구석에 반짝반짝(제 눈에는ㅋ) 빛나는 항아리가 보이는 것입니다.
오호~ 올해는 장독대에 매실담그기를 하자!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유치원에서는 매년 6월달쯤 매실담그기를 해서 매실효소로 차명상도 하고 시원하게 만들어 즐겨 마시거든요.
장독대에 장을 담그면 맛이 더 좋아진다고... 어디서 주워들은건 있어서 장독대에 매실담기를 하게 됩니다.

두꺼비가 필요해요
첫번째 시련이 닥쳤습니다.
반짝반짝 빛나던(사진에 보이는) 항아리를 열심히 그리고 깨끗이 씻고 마지막으로 물을 가득 받던 도중... 이 항아리에 치명적인 단점을 발견했지요.
씻을때는 절대로 안보이던 세로 금이 좌악~ 그 사이에서 물이 좔좔~
어쩐지 물이 빨리 안차더라니...두꺼비 생각이 났습니다.
결국 열심히 그리고 깨끗이 씻었던 항아리를 포기하고 또 다른 항아리를 찾아 다니게 되었습니다. 곧 깨지지 않은 항아리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아이들과 설탕과 매실 1:1의 황금비율로 매실 효소담그기를 마칩니다.
아이들의 손맛이 어울어져 맛있는 매실즙이 생기리라는 부푼 기대와는 달리...


초파리가 들끓다!!
교실 한켠에(나름 서늘한 곳에 둬야 한다는 생각에 햇빛 안드는 곳으로) 고이 모셔놨던 장독에서 맛있는 매실액 향기가 솔솔 풍겼습니다.
그 향기를 맡을때마다 '음~ 매실이 맛있게 익어가는 군'하고 생각 했지요.
그런데, 좀 심하게 초파리가 꼬이는 겁니다.
'이 파리놈들이 맛있는건 알아가지고' 하고 생각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좀 이상해 장독대 뚜껑을 열어봤더니...

"으악!!!!!!!!!!!"(쓰러지지 않은게 다행)

초파리와 그의 조무래기들이 큰 항아리 가득 자손을 번창시키고 있었습니다.

저는 아직도, 이 글을 쓰면서도, 아까운 매실 생각이 듭니다. 홍매실이었는데.....
앞으로는 구더기 무서워 장 못담그겠습니다. 흐흑

설정

트랙백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