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나라의 음식을 먹어 본다는 것 만큼 신나는 일도 없을 것 같다.
그리스에서 4일 정도 머무르면서 먹었던 음식들이다.
이것저것 색다른, 이국적인 음식들을 다 먹어보고 싶었지만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는 배낭여행자 였기 때문에 많은 음식을 먹어보진 못했다.
다른 유럽국가의 음식에 비해 대체로 한국인 아니 내입맛에 맞았다.
간이 너무 쎄고 기름진, 건강이라는 단어와는 상관이 없을 듯한 음식들만 먹어오다 그리스 음식을 먹으니 그나마 좀 살것 같았다.(한국 음식은 커녕 쌀도 거의 먹질 못했다.)

그리스 대표 음식 기로스
수블라키와 더불어 그리스의 국민 음식 기로스는 케밥과 비슷한 모양으로 개인적으로는 케밥보다 훨씬 맛있었다.
얇게 구은 동그란 빵에 쇠고기, 닭고기, 돼지고기 중에 하나를 선택해서 넣고 감자 양상추 등을 올린다음 마요네즈와 비슷한 맛의 소스를 뿌려 돌돌말아 먹는 음식이다.
입을 최대한 크게 벌리고 먹어야 되는 굴욕(?)적인 음식이지만 맛 만큼은 최고!
가격도 저렴해서 그리스에 있는 동안 자주 먹었던 음식이다.


그리스식 커피
사진에서 왼쪽에 있는 커피는 진하다 못해 쓴 커피 원액에다 정체모를 크림을 잔뜩 올려주는 커피이고 오른쪽 커피는 커피 콩의 알갱이가 그대로 씹히는 그리스 사람들이 많이 마시는 커피이다.
그리스에만 볼 수 있었던 커피 종류였다.
저 크림의 정체가 신기했다. 생크림의 휘핑크림은 아니고 우유거품은 아닌데 우유맛도 나는 것이 크림이 단단해서 잘 녹지도 않았고 밑에 커피와 잘 섞이지도 않았다. 신기한 맛의 크림커피였다.
커피 콩의 맛이 그대로 씹히는 오른쪽의 커피도 나름 괜찮았다. 고소한 맛이고 우리나라의 미숫가루 같기도 했다.

이탈리아, 그리스에서 많이 사 먹었던 젤라또
아이스크림을 별로 좋아하진 않았는데 쫀득쫀득하고 여러가지 맛이 있어 고르는 재미가 있었던 이유로 많이 먹었던 것 같다.

그리스식 샐러드
토마토, 오이, 피망, 올리브, 양파, 양상추 등등 각종 야채와 올리브 오일을 뿌려 치즈를 올려 섞어 먹는 음식이다.
처음에는 올리브 오일만 뿌려주길래 간이 맞겠나 싶었지만 치즈와 올리브의 엄청난 짠 맛에 따로 더 드레싱을 뿌리지 않는게 맞는 것 같다. 발사믹 식초를 뿌려 주는 곳도 있다.

100%과즙 오렌지쥬스
유럽도 겨울엔 귤 종류가 제철인가 보다.
거리 곳곳엔 오렌지, 석류 등을 직쩝짜주는 기계가 있는 상점을 볼 수 있다.
과즙 짜는 기계에는 자동식이 있고 수동식이 있는데 처음봤을 때 너무너무 신기했다.
뒤늦게 안 사실은 우리나라에도 과즙 짜는 기계가 많이 있다는 것.

그리스식 해산물 볶음밥
그리스 현지인 소개로 갔던 음식점에서 먹은 볶음밥
여러가지 메뉴가 있었는데 뭘 고를지 결정을 못하고 있다 웨이터에게 추천을 받아 먹었던 음식이다.
내 입맛에는 짜고 상쾌하고(?) 탄 맛과 정체모를 향 때문에 거의 먹지를 못하고 남겼던 음식들이다.

위의 음식을 먹은 식당에서 줬던 디저트
묵같은 식감에 커피향이 살짝 나며 쌉싸름하고 달달한 생전 처음 보는 신기한 맛이었다.

그리스식 조식이라고 분명 그랬는데 아침 식사는 어딜가든 빵과 커피와 햄, 치즈, 계란...
유럽은 치즈, 버터의 가격이 아주 착하고 품질도 참 좋다.
버터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는데 버터의 참맛을 알게 되었다.

야채 섭취가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어느 나라를 가든 샐러드는 많이 사 먹었다.
그리스에서도 샐러드를 많이 먹었다. 드레싱 없는 샐러드가 처음엔 이상했지만 드레싱에 가려져 못느꼈던 야채맛과 치즈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그리스식 샐러드의 맛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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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여행을 계획했던, 계획중인 사람들이라면 망설이는게 사실일 것이다.
어려운 경제상황과 맞물려 빈번히 일어나는 파업문제, 또 실제로 벌어졌던 여러사건(?)들을 통해 외교통상부 홈페이지에 여행유의 지역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이번 유럽여행에서 이탈리아 나폴리와 더불어 가장 걱정거리였고 고비였던 곳이었다.
그리스로 들어가기 일주일 전까지 고민했었다.
'지금이라도 다 취소할까?'
실제로 비행기, 배, 숙박을 예약했던 곳에 문의 메일을 보내기도 했었다.
깊이 고민해봤자 답은 하나였다.
'가자!'


그전에, 나는 여행을 다닐때 크로스백은 매지 않았다.
당연히 불필요한 짐도 가지고 다니지 않고, 물과 우산처럼 꼭 가지고 다녀야 할때에는 백팩을 매고 다녔다.
물론 백팩안에도 탐내거나 가져갈만한 것은 없었다.
디카나 휴대폰도 외투 안쪽 주머니에 넣고 다녔고 필요할 때만 꺼내서 사용했다.
허름한 옷차림에 가방도 없으니 당연히 집시나 흑오빠들(?)의 접근도 거의 없었다.
내가 이런 이야기를 써내려가는 이유는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먹기 좋은(?) 행색으로 다니면서 소매치기를 당했던 경험담을 자랑하듯 이야기 하는 사람들을 많이 봤기 때문이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음주가무 역시 좋아해서 밤늦은 귀가도 당연시 한다는 점.
그 나라 사정엔 눈이 어두운 외국인이라는 점을 망각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정작 본인들은 괜찮았지만 오지랖 넓은 나는 조마조마 하곤 했었다.

어쨌든 다시 그리스 얘기로 돌아가서...
유령이라도 있을 것 처럼 잔뜩 겁먹고 도착했던 그리스 공항은 깨끗하고 한적했다.
주말 낮이었는데도 말이다.
어쨌거나 진짜 유령이라도 있을지 모르는 시내로 진입해야 했다.
공항에서 시내로 가는 버스를 타고 가는데, 차창밖 보이는 도시 풍경은 여느 사람사는 동네와 다를바가 없었다.
빨래도 널어놓고 낙서도 있고 거리에 쓰레기하며, 이야기 나누며 걸어가는 사람들, 할인행사를 한다는 광고들...

'사람사는데 다 똑같네!'


드디어 뉴스에서 많이 보았던 산티그마 광장에 도착!
시위대와 화염병만 있는 줄 알았는데, 오잉? 아이스링크가? 애들은 또 왜 이렇게 많아?
주말에 가족들과 나들이 나와 휴일을 즐기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한결 놓였다.
그뒤로 4일동안 처음 걱정과는 달리 소중하고 값진 경험을 그리스에서 담아오게 되었다.
여행을 다니면서 느낀 것은 어딜가든 나는 외국인이고 잠시 다녀가는 여행자라는 생각과 내 스스로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을 항상하면서 다닌다면 그리 나쁜 경험은 겪지 않게 될 것 같다.
그리스, 위험하지만 위험하지도 않은 동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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