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ich dream
Which dream by WarzauWynn 저작자 표시비영리

보슬보슬 봄을 알리는 봄비가 온다.

따뜻한 방바닥에서 누워 가볍게 읽을 책을 고르려 책장앞에 서니 황순원의 '소나기'가 눈에 들어온다.
학창시절 '필독 도서'목록에 늘 끼여 있던, 국어 시험문제에 어김없시 출제되어 읽을 수 밖에 없었던 책.
'소나기'에 대해 떠오르는 기억이 그것이 전부인 터라 '다시 소나기를 읽으면 어떤 느낌으로 다가 올까?' 하는 궁금증이 들었다.
한 문장, 단어 하나, 곱씹으며 머릿속으로 풍경과 소년과 소녀의 모습들을 그려보며 읽어 내려갔다.

징검다리가 놓인 개울가, 갈대 밭, 소녀의 분홍색 스웨터...
그리고 순수한 소년과 소녀의 모습.
맨손으로 만지면 옴이 옮을지도 모름에도 불구하고 소녀에게 줄 호두를 따는 소년, 비를 맞은 소녀를 업고 개울가를 건너는 소년, 자신의 죽음을 감지하고 소년과의 추억이 묻은 스웨터를 함께 뭍어 달라는 소녀...
한장 한장 책장을 넘길 때마다 소년과 소녀의 이야기에 그대로 젖어들게 된다.

책을 읽을수록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고 생각 했던 내 모습이 생각보다 순수함을 잃어버린 어른이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나기라는 비처럼 하지만 곧 지나가버리는 누구에게나 존재 했었던 순수했던 우리들 모습을 떠오르게 해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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