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여행을 계획했던, 계획중인 사람들이라면 망설이는게 사실일 것이다.
어려운 경제상황과 맞물려 빈번히 일어나는 파업문제, 또 실제로 벌어졌던 여러사건(?)들을 통해 외교통상부 홈페이지에 여행유의 지역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이번 유럽여행에서 이탈리아 나폴리와 더불어 가장 걱정거리였고 고비였던 곳이었다.
그리스로 들어가기 일주일 전까지 고민했었다.
'지금이라도 다 취소할까?'
실제로 비행기, 배, 숙박을 예약했던 곳에 문의 메일을 보내기도 했었다.
깊이 고민해봤자 답은 하나였다.
'가자!'


그전에, 나는 여행을 다닐때 크로스백은 매지 않았다.
당연히 불필요한 짐도 가지고 다니지 않고, 물과 우산처럼 꼭 가지고 다녀야 할때에는 백팩을 매고 다녔다.
물론 백팩안에도 탐내거나 가져갈만한 것은 없었다.
디카나 휴대폰도 외투 안쪽 주머니에 넣고 다녔고 필요할 때만 꺼내서 사용했다.
허름한 옷차림에 가방도 없으니 당연히 집시나 흑오빠들(?)의 접근도 거의 없었다.
내가 이런 이야기를 써내려가는 이유는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먹기 좋은(?) 행색으로 다니면서 소매치기를 당했던 경험담을 자랑하듯 이야기 하는 사람들을 많이 봤기 때문이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음주가무 역시 좋아해서 밤늦은 귀가도 당연시 한다는 점.
그 나라 사정엔 눈이 어두운 외국인이라는 점을 망각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정작 본인들은 괜찮았지만 오지랖 넓은 나는 조마조마 하곤 했었다.

어쨌든 다시 그리스 얘기로 돌아가서...
유령이라도 있을 것 처럼 잔뜩 겁먹고 도착했던 그리스 공항은 깨끗하고 한적했다.
주말 낮이었는데도 말이다.
어쨌거나 진짜 유령이라도 있을지 모르는 시내로 진입해야 했다.
공항에서 시내로 가는 버스를 타고 가는데, 차창밖 보이는 도시 풍경은 여느 사람사는 동네와 다를바가 없었다.
빨래도 널어놓고 낙서도 있고 거리에 쓰레기하며, 이야기 나누며 걸어가는 사람들, 할인행사를 한다는 광고들...

'사람사는데 다 똑같네!'


드디어 뉴스에서 많이 보았던 산티그마 광장에 도착!
시위대와 화염병만 있는 줄 알았는데, 오잉? 아이스링크가? 애들은 또 왜 이렇게 많아?
주말에 가족들과 나들이 나와 휴일을 즐기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한결 놓였다.
그뒤로 4일동안 처음 걱정과는 달리 소중하고 값진 경험을 그리스에서 담아오게 되었다.
여행을 다니면서 느낀 것은 어딜가든 나는 외국인이고 잠시 다녀가는 여행자라는 생각과 내 스스로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을 항상하면서 다닌다면 그리 나쁜 경험은 겪지 않게 될 것 같다.
그리스, 위험하지만 위험하지도 않은 동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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