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여행을 떠나기 전 가장 골치 아팠던게 숙박문제였다.
물론 넉넉한 돈으로 떠나는 여행이라면 이런 걱정을 안하겠지만 최소비용으로 편리함과 쾌적함을 동시에 갖춘 곳을 찾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주로 가난한 배낭여행자들이 머무는 곳으로는 유스호스텔을 꼽을 수 있다.

유럽은 유스호스텔이 워낙 잘 발달되 있고 저렴하고 대부분 시내 중심가에 위치해있다.
물론 마음편한 한인민박도 많이들 이용하지만 외국 친구들도 사귈 수 있고 무엇보다 깔끔하고 편리함 때문에 나는 호스텔을 선호했다.
도미토리룸이라고 해서 2층 침대가 3~4개 정도 있는 6~8인실이 대체로 가격이 저렴하다.
문제는 이 도미토리룸에는 Female only와 Mix room이 있다는 것.
유스호스텔에 따라 여성전용룸이 있는 곳이 있고 없는 곳도 있다.
믹스 룸을 예약하면 껄끄럽고 불편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고...
나는 호주에 있을때나 유럽에서 지낼때 그런 일은 없었지만 남녀간의 사랑을 나누는 장면을 목격하기도 한단다.(함께 쓰는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선 여럿이 함께 쓰는 공간에서 그런 행위를 한다는 것 자체가 말도 안되는 일이지만 서양에선 남자와 여자가 사랑을 나누는 것이 나쁜일이 아니므로 아주 자연스러운 일임과 동시에 공공연하게(?) 이루어 진다고 한다.


이번 여행에서도 여성전용룸이 없어 믹스룸을 많이 예약 했었지만 진짜 생판 모르는 남자와 함께 방을 쓰는 일은 단 한번 밖에 없었다.

대부분 리셉션에서 믹스룸 예약이라 해도 여자는 여자끼리 남자는 남자끼리 센스있게 방배정을 해주기 때문이다.
앞에서 말 한 것과 같이 바로 그 단 한번이 독일에서 발생 되었다.
밤늦게 뮌헨역에 도착해 우여곡절끝에 호스텔을 발견하고 키를 받고 방문을 여는 순간!! OMG!!!
코 고는 소리가 심상지 않다 싶더니 X염색체가 이불을 머리 끝까지 뒤집어 쓰고 코를 골며 자고 있었다.
그때부터 오만 생각이 들기 시작하더니 거의 뜬눈으로 밤을 셌다.
다음날 헬로우! 하며 반갑게 인사하던 사람은 인상좋게 생긴 독일인 할아버지였고 뮌헨에서 2박을 이 할아버지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재밌게 지내게 되었다.
하지만 생판 모르는 남자와 한방을 쓰는 것은 나에겐 문화적 충격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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