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도 비가 많이 오는 이번 여름
모처럼 오랫만에 햇님이 반가운 얼굴을 내밀어 주셨습니다.
너무 덥거나 또 반대로 너무 추우면 아이들과 바깥활동하는데 살짝 망설여지게 되는 것이 사실이지요.

 


모처럼 햇빛을 받으며 아이들과 유치원 앞마당에서 물놀이를 했습니다.
물놀이라지만 아이들에게 호수로 물을 뿌려주는 것이 다였습니다.
몇번 호수로 물을 뿌려주고 나니 아이들도 저도 시시해 진것 입니다.
좀 더 재미있게 놀 수 없을까?하고 생각하다가...
미끄럼틀이 보입니다!
미끄럼틀에 물을 뿌리면 워터파크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미끄럼틀이 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이들은 그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 오는 것이지요.
신나고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생각한 뒤 미끄럼틀에 물을 뿌리기 시작했습니다.

뱅글뱅글 나사처럼 생긴 미끄럼틀에 물을 뿌리니 워터파크 안 부러울 정도로 재밌습니다.


하지만, 곧 치명적인 단점이 발견되었지요.
물때문에 아이들이 속도 조절이 안되는 단점이 있습니다.
물론 모래 위로 떨어지는 것이지만 혹시나 하는 생각 때문에 멈출 수 밖에 없었지요.

함께 계시던 다른 선생님들과 의견을 모으고 생각한 끝에(?) 마침내 물놀이 미끄럼틀이 완성되었습니다.
뱅글뱅글 나사 미끄럼틀 대신 직선으로 내려 오는 미끄럼틀 밑에 물풀을 깔고 물을 채우는 것이지요.
아이들이 속도 조절하지 않아도 물풀로 바로 떨어지게 되는 것 입니다.

한명씩 내려 와야 하는 것이라 자기 차례가 오기까지는 시간이 조금 걸리지만 아이들이 너무 즐겁고 재미있어 합니다. 아이들이 신나하니 덩달아 저도 웃음이 지어지네요.
한 아이는 "쌤~ 워터파크 보다 더 재밌어요"합니다.

신나게 물놀이 후 맛있는 점심식사를 합니다.

오늘의 메뉴는 물국수!
시장이 반찬입니다.
신나는 물놀이 후 먹는 국수맛은 꿀맛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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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 유치원 7살 아이들은 줄넘기에 폭~ 빠져 있습니다.
그런데 얼마전, 줄넘기와 관련해 작은 에피소드가 벌어졌습니다.
여느때와 다름없이 점심을 먹고 줄넘기를 하던 중 줄넘기가 터지는 사고(?)가 발생한 것 이었습니다.
처음엔 어찌할 바를 모르며 우왕좌왕 하더니 곧 아이들 스스로 토론을 벌이고 줄넘기를 고치는 것이었습니다.
영상에 보시면 아시겠지만 노란색과 검정색으로 된 플라스틱으로 된 줄넘기 알맹이 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습니다. 하나하나 주워 검정/노랑/검정/노랑 순서에 맞춰 끼우고 있습니다.

(줄넘기가 터진 직후 아이들의 대화)
아이1 :  헉, 어떻게....
아이2 : 체육쌤 부를까?
아이1 : 아니다 부르지 말자!
아이2 : 쌤 부르자!
아이1 : 부르지 말자!
아이들 : 그래, 부르지 말고 우리끼리 해결 해보자.




그렇게 얘기하곤 몇몇 아이는 줄넘기 알맹이들을 줍고 몇몇 아이들은 줄넘기 알맹이를 끼우며 분업(?)하여 줄넘기 고치는 일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사실 저는 곧장 선생님! 하고 부를줄 알았습니다만, 본인들 스스로 상황을 대처 하는 모습을 보고 좀 놀랬습니다.
영상을 보면 6살아이, 7살아이가 섞여있고 반도 제각기 다 다른아이들끼리 서로 의견을 교환하고 결정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선생님들의 도움없이도 아이들 스스로가 토론을 벌이고 자신들의 생각을 나누며 다수결로 결정하는 모습에서 작은 공동체의 모습이 발견됩니다.


자, 그럼 줄넘기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여기저기 흩어진 알맹이들을 최대한 주워 모았지만 결국 찾지 못한 것도 있고 알맹이 수가 적어지니 원래의 형태로는 돌아갈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줄넘기하는데는 지장이 없을 정도는 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끝은 매듭을 지어야 하기때문에 선생님들이 마무리를 짓게되었습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아이들이 열심히 고친 줄넘기는 그 후로 찾아 볼 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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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장독대가 보였습니다.
아이들과 유치원 앞 마당에서 놀고 있는데 한쪽 구석에 반짝반짝(제 눈에는ㅋ) 빛나는 항아리가 보이는 것입니다.
오호~ 올해는 장독대에 매실담그기를 하자!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유치원에서는 매년 6월달쯤 매실담그기를 해서 매실효소로 차명상도 하고 시원하게 만들어 즐겨 마시거든요.
장독대에 장을 담그면 맛이 더 좋아진다고... 어디서 주워들은건 있어서 장독대에 매실담기를 하게 됩니다.

두꺼비가 필요해요
첫번째 시련이 닥쳤습니다.
반짝반짝 빛나던(사진에 보이는) 항아리를 열심히 그리고 깨끗이 씻고 마지막으로 물을 가득 받던 도중... 이 항아리에 치명적인 단점을 발견했지요.
씻을때는 절대로 안보이던 세로 금이 좌악~ 그 사이에서 물이 좔좔~
어쩐지 물이 빨리 안차더라니...두꺼비 생각이 났습니다.
결국 열심히 그리고 깨끗이 씻었던 항아리를 포기하고 또 다른 항아리를 찾아 다니게 되었습니다. 곧 깨지지 않은 항아리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아이들과 설탕과 매실 1:1의 황금비율로 매실 효소담그기를 마칩니다.
아이들의 손맛이 어울어져 맛있는 매실즙이 생기리라는 부푼 기대와는 달리...


초파리가 들끓다!!
교실 한켠에(나름 서늘한 곳에 둬야 한다는 생각에 햇빛 안드는 곳으로) 고이 모셔놨던 장독에서 맛있는 매실액 향기가 솔솔 풍겼습니다.
그 향기를 맡을때마다 '음~ 매실이 맛있게 익어가는 군'하고 생각 했지요.
그런데, 좀 심하게 초파리가 꼬이는 겁니다.
'이 파리놈들이 맛있는건 알아가지고' 하고 생각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좀 이상해 장독대 뚜껑을 열어봤더니...

"으악!!!!!!!!!!!"(쓰러지지 않은게 다행)

초파리와 그의 조무래기들이 큰 항아리 가득 자손을 번창시키고 있었습니다.

저는 아직도, 이 글을 쓰면서도, 아까운 매실 생각이 듭니다. 홍매실이었는데.....
앞으로는 구더기 무서워 장 못담그겠습니다. 흐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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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와 경상도를 가로지르는 화개장터? 메밀꽃 피는 봉평장? NO!!

다름 아닌 우리 마산 YMCA에서는 얼마 전 크게 장이 한판 벌어 졌답니다. 아이들도 신났지만 선생님들이 더 신났던 시장놀이였습니다.

우리 친구들, 시장놀이 며칠 전부터 하루에 한번 씩은 꼭 각반 담임선생님들에게 시장놀이 언제 하냐며 물을 정도로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씨앗반은 음료수가게, 줄기반은 밥 가게, 여울반은 분식 가게, 바다반은 과일 가게, 마지막으로 열매반은 문구점을 열게 되었습니다. 공장과자 안먹기 운동의 영향일까요? 씨앗반 아이들이 씨앗반 선생님께 우리반은 왜 몸에 나쁜 음료수를 파냐고 물었다더군요.^^ 물론 우리 YMCA 장터에서는 몸이 싫어하는 음식은 절.대.로. 팔지 않습니다. 어머님들이 손수 만드신 김밥, 카레밥, 튀김, 각종 전, 계절과일, 수정과, 식혜, 매실진액 등등 우리 몸이 좋아하는 음식만 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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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놀이의 화폐는 10원짜리 동전입니다. 시장놀이 일주일 전부터 모은 10원짜리 동전을 반에 따라 10개 ~ 15개씩 아이들에게 나누어 주어 물건을 사게 되는 것입니다. 아직은 물건을 사고파는 것이 서툰 씨앗반 친구들은 돈을 내지 않고 물건을 가져가기도 하고, 사고 싶은 물건을 멀뚱멀뚱 쳐다만 보고 있기도 하고, 또 어떤 친구들은 돈만 내고 가는 경우도 있었지요. 6살 줄기반, 여울반 친구들은 씨앗반 친구들보다 그나마 사정이 좀 낫습니다. 자기가 원하는 것을 사는 법을 알고 있지요. 하지만 돈을 계획성 있게 쓰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밥도 사먹고, 과일도 사먹고, 음료도 사먹어야 하는데 주로 밥 가게나 분식가게에서 돈을 다써버리는 친구들이 대부분이더군요.

마지막으로 우리 YMCA에서 제일 맏형 7살 바다, 열매 친구들!! 제일 먼저 밥 가게에 들러 밥을 사먹고 배를 조금 채워 분식 가게로 가서 군것질 좀 하고 과일 가게나 음료수 가게로 가서 후식을 먹은 뒤 문방구에 들러 필요한 학용품을 삽니다. 사실 시장놀이가 처음인 저는 우리 7살 바다, 열매 친구들을 보고 시장놀이란 이렇게 해야 한다는 것을 배워야 겠더군요^^


장터에 꼭 있는, 떨이의 경상도 말 ‘뜨리미’라는 것이 물론 우리 YMCA 장터에도 있습니다. 특히 밥 가게, 음료수 가게에 많이 적용 되었던 것 같습니다. 선생님들은 뜨리미 덕분에 더 신났었지요.


또 우리 YMCA 장터에서는 각각의 가게에 예쁘고 멋진 간판이 걸려 있습니다. 바다반의 과일가게 이름은 무지개 과일가게입니다. 바다반 아이들이 여러 가지 색깔의 무지개처럼 과일도 여러 가지 색깔이 있기 때문에 간판 이름을 무지개로 지었다고 합니다. 그밖에 여울반의 티라노 분식가게, 열매반의 별 문방구, 줄기네 밥가게 등의 예쁜 간판들이 걸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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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하는 시장놀이라 정신없고 많이 바빴지만 시장놀이에 푹~ 빠져 재밌어하는 아이들 모습을 보며 제 입가에도 미소가 번졌습니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이 즐거워했던 만큼 우리 선생님들도 너무나 신나고 즐거웠던 시장놀이 였습니다.

* 아기스포츠단에서 발행한 '웃음소리'에 실었던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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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 : 쌤! 홈플러스 아저씨들 나빠요.
나 : 어머,, 왜?
지나 : 거기 가면 물고기들이랑, 거북이랑 있잖아요... 물고기랑 거북이도 생명인데... 가둬놓잖아요. 그러니까 홈플러스 아저씨들 나빠요
나 : 그래 지나 말 들어보니까 그런거 같네...

엄마 : 오늘 작은 할아버지 오신데...
규현 : 그럼 긴 할아버지는 어디있어?

이현범 : 풍선이 바람을 먹어야 커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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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다니는 유치원에서는 해마다 '공장과자 안먹기' 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트렌스지방, 지나치게 많이 함유된 나트륨 과 당분 등등 공장과자가 우리몸에 해롭다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
편리해서...
아이들이 찾아서...
맛있어서...
등등의 이유로 쉽게 공장과자의 유혹앞에 쉽게 무너지게 되지요.

아토피 귀신
-서정홍-

하느님은 왜 내게
아토피를 주셨을까?
가려워서, 온몬이 가려워서
피가 나는 줄도 모르고 긁어 대는데....

어머니는 맑은 공기 마시고
음식 잘 가려 먹으면
저절로 낫는 병이라고 하지만
동무들은 나를 보고 아토피 귀신이라 놀려 댑니다.

햄버거, 피자 먹지 마라.
콜라, 사이다 먹지 마라.
아이스크림 먹지 마라.
과자 먹지 말라.

어른들이 만들어 놓고
어른들이 먹지 마라 합니다.
나는 먹을 게 거의 없는
아토피 귀신입니다.


서정홍 선생님의 '아토피귀신'이라는 동시입니다.
마지막 구절이 가슴에 참 와닿습니다. '어른들이 만들어 놓고 어른들이 먹지 마라 합니다.'


이번 공장과자 안먹기 운동 기간에 우리 일곱살 아이들과 저는 여러가지 활동을 하였는데요, 그중 표현활동의 한가지로 'NIE - 좋은 음식과 나쁜 음식' 활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늘 바른먹거리 교육에 관심이 많으신 우리 유치원 학부모님들 덕에 우리 유치원 아이들도 나쁜 음식 / 좋은 음식 구분 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 처럼 보였습니다.
해름 : 바나나는 나쁜 음식이예요
나 : 왜 바나나가 나쁜 음식일까?
해름 : 우리 나라로 올때 나쁜 물에 담궈서 오기 때문에 먹으면 몸이 안좋아져요.
맞습니다. 우리 친구의 말대로 농약에 거의 절여지다 시피 해서 오는 바나나를 우리 아이들은 나쁜 음식으로 구분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우리가 하는 '공장과자 안먹기 운동'을 통해 아이들 스스로 먹거리 안전에 대한 기준을 만들어 실천하게 된다면 우리가 하는 이 운동의 궁극적인 목표는 어느정도 달성 된다고 생각됩니다.

아이들과 함께 건강한 밥상 만들기
이 기간에 아이들과 함께 콩, 검은쌀 볶아 먹기, 콩나물 기르기, 시금치 기르기, 두부된장국 만들기 등 아이들과 함께 건강한 밥상 만들기를 실천하고자 합니다. 가공식품과 수입농산물을 배제한 재료로 최소한의 가공만을 하는 요리위주로 수업을 합니다.

우리 유치원 앞 마당에는 아주 작은 텃밭(?)이 있습니다.

벚꽃이 필 무렵 아이들이 시금치 씨앗을 뿌려 무럭무럭 자란 시금치를 몇일전 뽑아 시금치 나물을 해먹었습니다.
아이들 손으로 씨를 뿌리고 물도 주고 했던 시금치라 그런지, 그냥 시금치 나물 무쳐놓으면 잘 안먹던 아이들도 너무 맛있게 잘 먹어주더군요.
볶은콩, 검정쌀, 생당근을 꼭꼭 씹어먹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공장과자 보다 맛도 영양도 좋은 음식들을 만들어 준다면 아이들이 공장과자를 입에 달고 사는 모습은 볼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들과 함께 만드는 건강한 밥상 만들기는 앞으로 계속 됩니다. 쭈~욱~

팝콘으로 변신하는 검은쌀
2011/05/20 - [아이들이야기] - 검정쌀로 팝콘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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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유치원에서는 건강한 먹거리 교육의 일환으로 '공장과자 안먹기' 운동을 매년 진행해 오고 있습니다. 이 기간에는 공장과자 실험도 하고 건강하고 맛있는 간식을 만드는 요리수업도 하게 됩니다. 
아이들과 하는 요리 수업은 재료 본연의 맛을 알게되고 또 여러 가지 채소의 종류, 함유 영양소의 기능, 채소의 장점 등을 설명듣고 직접 요리하고자 하는 의욕이 높아지며 싫어하던 음식들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는 중요한 수업입니다. (가공식품, 수입품등의 원재료를 사용하지 않고 가공시간을 최소화 하는 요리방법 사용)


내 손으로 건강한 간식 만들어 먹기
7세반 강민주 어머님의 제보(?)로 검정쌀 팝콘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집에서도 쉽게 검정쌀, 프라이팬, 불만 있으면 검정쌀 팝콘을 만드 실 수 있습니다.
아이들과 요리 수업하기 전, 혼자 시범삼아 검정쌀을 볶아 봤는데 어찌나 신기하던지...
콩, 현미 등을 볶아 먹어봤지만 오직 검정쌀 만이 팝콘으로 변신 할 수 있습니다.
프라이팬에 검정쌀을 넣고 달달달 볶아 주기만 하면 끝!
검정쌀들이 열을 받으면 하얀 속살을 드러냅니다.
우린 이 순간에 '와~'하는 소리가 나오게 되지요.


첨가물이라곤 찾아 볼 수 없는 검정쌀 팝콘을 아이들은 너무나 맛있게 먹습니다.
'쌤! 공장과자 보다 훨씬 맛있어요'
'고소해요'
여기저기서 아이들이 소리칩니다.
저는 아이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에 또 아이들은 공장과자 보다 더 맛있는 검정쌀 덕분에 우리는 온종일 행복했습니다.


오늘, 내아이에게 첨가물 범벅이 된 공장과자를 먹이시겠습니까?
아니면 몸에도 좋고 맛도 좋은 아이들과 함께 만들어서 더 맛있는 홈메이드 간식을 먹이겠습니까?
인생은 언제나 choice 해야 하는 것이겠지요.

주의 : 기름은 절대 한방울도 들어가지 않습니다. 기름 넣지 마셔요^^

검정쌀이 변신하는 순간입니다. 신기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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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유치원에서는 지난 4월 20일부터 일주일간 'TV끄기 운동'을 진행하였습니다.
습관적으로 틀어놓는 TV가 가져다 주는 문제점에 대해선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이 다 아실거라 생각됩니다. TV끄기 운동을 들어가기에 앞서 아이들과 왜 우리는 TV끄기 운동을 해야 하는지, TV를 끄면 어떤 일들이 생길지에 대해 아이들과 좀 더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고 싶었습니다.


 "TV가 자꾸자꾸 보고 싶어져요”
사실, 이 이야기를 듣고 좀 놀랐습니다. 아마 아이들이 중독이라는 단어를 알고 있다면 중독이라는 단어를 사용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끊임없는 자극과 빠른 화면 전환을 하는 TV의 중독은 아이의 정서를 불안하게 만들게 된다고 알고 있습니다. 아이들 스스로도 TV가 자꾸 보고 싶어 진다고 말하는 것은 아이들도 TV의 중독성을 느끼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만화영화에 나오는 싸우는 장면을 따라하게 되요”
유치원에서 지내다 보면 아이들 끼리 하는 싸움놀이(?)라는 것을 쉽게 관찰  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많이 보는 만화에(특히 남자아이들이 보는 만화)나오는 주인공들이 악당을 물리치기 위해 싸우는 영웅놀이라고 할까요? 처음에는 놀이처럼 진행되지만 시간이 가면 갈 수록 행동이 과격해 지고 또 과격해진 행동때문에 아이들끼리 쉽게 싸움으로 번지는 그런 놀이입니다.
아이들이 싸우는 장면을 따라하게 된다라고 말하는 것은 폭력성 역시 잘 알고 있다는 것이지요.

“얘들아 그렇다면 TV가 우리에게 주는 좋은점은 무엇일까?”
“음, 우리를 심심하지 않게 해줘요”
“또.....음...............”
“그래 얘들아, TV가 우리에게 주는 좋은 점보다 나쁜 점이 더 많기 때문에 우리는 TV끄기 운동을 해야 하는 거야”
이야기 나누기를 마치고, 7세 아이들과 생각보다 구체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 놀라웠습니다.

 YMCA유치원에서 TV끄기 운동기간에 했던 수업들?
- 흙놀이 : 아이들과 산에서 흙을 퍼와서 물풀과 섞어 찰흙놀이하기
- 노래가사 바꿔 부르기 (예쁘지 않은 꽃은 없다)
   TV는 나쁘다. 닌텐도 나쁘다.
   자꾸자꾸 보고싶어 생각주머니 작아 진다
- TV끄기 서약하기
- TV의 유해성 브레인스토밍
- 산책 : 함께 걸어 좋은 길


그렇다면, 우리 아이들은 TV를 끄면 어떤 일들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을까요?
- 가족들과 함께 공원에 놀러가요
- 놀이동산에 가요
- 책을 읽어요
- 색종이 접기 놀이를 해요
- 동생과 놀아요
- 운동을 해요
- 그림을 그려요

아이들은 TV가 없어도 위에서 말한 일들을 하면 된다고 이야기 합니다.
TV를 끄고 막막하다고 생각된다면 우리 아이들과 마주앉아 이야기를 나눠 보세요.
아이들과 이야기나누기를 하다보면 생각하지 못한 부분까지 알게 되어 제 자신을 되 짚어 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기간에 제 개인적으로는 TV를 끄고나니 생각외로 많은 일들을 할 수 있었습니다.
아니 그동안 TV라는 굴레를 벗어나지 못해 하지 못했던 일들 일 수도 있습니다.
이번 'TV끄기 운동'으로 모두가 주체적인 TV시청의 습관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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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오늘은 날씨가 너무 춥단 말이야!”
“아~ 선~생~님~ 잔디밭 가자요? 네?”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가 한창인 요즘, 점심을 먹고 난 뒤 아이들과 내가 거의 매일 벌이는 실랑이다. YMCA를 다녔던 친구들, 또 처음 YMCA를 다닌 친구들도 이제는 YMCA에 조금은 적응이 됐는지 오늘은 산에 가자며, 오늘은 잔디밭에 가자며 졸라댄다.


“얘들아 꽃이랑 나뭇가지 꺾으면 되나 안 되나?”
“안 돼요~”
“그래 꽃이랑 나무도 우리처럼 숨 쉬고 있어서 꺾으면 아프다이가..꺾으면 안 된다. 알겠제?”
활짝 핀 꽃들이 아이들 눈에도 참 예쁜지 한참을 꺾고 싶어 하다가 떨어진 동백, 벚꽃, 목련의 꽃잎을 주워 고사리 같은 손에 꼬옥 쥐고 우리반으로 들고 들어 오곤 한다.
우리는 장난감이 없기 때문에(처음엔 너무 신기했다) 산이나 잔디밭으로 놀러 갔을때 아이들 스스로가 너무나 자연스럽게 장난감과 놀이를 만들 줄 안다. 잔디밭에 굴러보기, 돌멩이·나뭇잎 등을 주워 소꿉놀이 하기, 나뭇가지로 땅을 파기 놀이, 밤·도토리 줍기, 죽은 지렁이 관찰하기 등등 모든게 아이들 장난감이고 놀이터가 된다. 특히 요즘 처럼 봄이나 가을에는 너무 덥거나 또 너무 춥지 않기 때문에 아이들이 더 신나게 놀 수 있는 놀이터가 된다.

“선생님 입에서 봄 냄새가 나요”
목련 차를 마신 뒤 한 아이가 한 말이다. 아이들과 함께 지내다 보면 어떻게 그런 표현력을 가질 수 있는지 감탄이 절로 나올때가 많다. 아이들과 목련 잎을 주워 차 명상을 하고, 쑥을 캐서 쑥버무리를 해먹고, 예쁜 꽃으로 화전도 부쳐 먹고 산으로 잔디밭으로 온종일 뛰어다니다 보니 봄이 오는 것이 온몸으로 느껴지는 것 같다. 봄이 오니 아이들의 웃음소리도 더 커진 것 같다.


* 아기스포츠단에서 발행한 '웃음소리'에 실었던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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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학기 말입니다. 
이맘때쯤이면 항상 왠지 모를 쓸쓸함, 혹은 공허한 마음이 듭니다.
학기 초에는 '아이들과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봐야지'하고 이런 저런 계획을 세웠던게 엊그제 같은데 누군가 쏴 버린 화살처럼 시간은 어쩜 그리도 빨리 흐르는지요..
매년 학기 말이 다가오면 올 한해 동안 내 자신을 되 돌아 보는 시간이 됩니다.


겨울방학이 지난 뒤 아이들의 몸과 마음은 확연하게 느낄 수 있도록 그 차이가 눈으로 그리고 마음으로도 느껴집니다.

이제 학교 갈 나이가 되어서 그런지 왠지 모르게 의젓해 졌다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아이들과 지내면 매일이 다르게 느껴지지만 특히 이 맘때쯤 우리 아이들의 모습은 제가 깜짝 놀랄만큼 성숙해진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 때문일까요? 아이들이 자란만큼 또 아이들과 헤어져야 할 시간이 다가오는 것 같아 웬지 모를 섭섭한과 공허함이 드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아이들은 한살을 더 먹어서 형아, 언니가 되었다며 시간이 가는 사실에 대해 관대하지만 저는 썩 기쁘지만은 않습니다.

옷깃만 닿아도 인연이라는데...
1년이라는 시간을 우리 아이들과 함께 울고 웃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한 시간을 되돌아보면 정말 아무것도 아닌일에 화내고 또 작은일에도 뭐가 그리 즐거웠던지 깔깔 거리며 웃곤 했습니다.
우리반 한 아이가 이런 말을 하더군요.
"선생님 우리 이제 끝이죠?"
누군가 그런 말을 하더라구요.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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