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모

모모야. 때론 우리 앞에 아주 긴 도로가 있어.
너무 길어 도저히 해 낼 수 없을 것 같아.
이런 생각이 들지.
....
그러면 서두르게 되지, 그리고 점점 더 빨리 서두르는거야.
허리를 펴고 앞을 보면 조금도 줄어들지 않은 것 같지,
그러면 더욱 긴장되고 불안한 거야,
나중에는 숨이 탁탁 막혀서 더 이상 비질을 할 수 없어.
앞에는 여전히 길이 아득하고 말이야,
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안 되는 거야.
....
한꺼번에 도로 전체를 생각해서는 안돼, 알겠니?
다음에 딛게 될 걸음,
다음에 쉬게 될 호흡,
다음에 하게 될 비질만 생각하는 거야.
그러면 일을 하는 게 즐겁지.
그게 중요한 거야. 그러면 일을 잘 해 낼 수 있어
그래야 하는 거야.

시간과 돈을 쫒아 바쁘게만 살아가는 우리의 삶이 팍팍해진 이유에 대해 작가는 모모라는 아이를 통해 자유로운 상상력을 펼치며 이야기한다.
책을 읽으면서 작가의 풍부한 상상력에 놀랬고 가볍게 읽으려고 집었던 책에서 여러가지 철학과 교훈을 통해 또 한번 마음공부를 할 수 있어 좋았다.
이런 부류의 책을 읽을 때마다 똑같은 사람인데 작가의 머릿속에 그려지는, 상상되는 생각들은 같은 사람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어, 등판에 글자가 나오는 거북이라던지 시간을 빼앗으려는 회색신사들 또 이야기꾼 기기가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들 등등..

우리는 무엇에 쫒겨 살아가고 있는 것인가?
나는 내 삶의 주체로써 이 질문에 대한 정확한 답을 알고 살아가는 걸까?
또 생각병이 도지게 끔 만든다.
파스칼이 이렇게 이야기 했던가?
과거와 현재는 우리의 수단이고 단지 미래만이 우리의 목적이다. 따라서 우리는 사는 것이라 살기를 바라고 있다. 그리고 항상 행복하려고 준비하고 있으니 결코 행복할 수 없다는 것은 불가피하다.
중요한건 지.금.이.곳. 이란걸 알면서도 나는 회색신사에게 완벽하게 지배 당하며 살아가고 있단 생각이 불현듯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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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소화

마지막 책장을 넘길때까지 눈물이 멈추질 않았다.
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울어본적이 언제였던지...
능소화는 4백년 전 부친 편지라는 부제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실제 안동에서 발견된 한남자의 미라와 미투리(머리카락으로 삼은 짚신) 그리고 한통의 편지 내용을 바탕으로 짜여진 소설이다.
젊은나이에 먼저 요절한 남편을 사무치게 그리워 하며 적은 아내의 구구절절한 이야기가 편지속에 그대로 녹아 있었다.
남편을 잃고 자식마저 앞세워 여인으로서 기구한 팔자를 타고난 여늬를 보면서 그 심정이 어떨지 짐작할 수는 없지만 눈에서 눈물이 쉴세없이 흐른다.

바람이 불어 봄꽃이 피고 진 다음, 다른 꽃들이 더 이상 피지 않을 때 능소화는 붉고 큰 꽃망울을 터뜨려 당신을 기다릴 것 입니다. 큰 나무와 작은 나무, 산짐승과 들짐승들이 당신 눈을 가리더라도 금방 눈에 띌 큰 꽃을 피울 것입니다.
꽃 귀한 여름날 그 크고 붉은 꽃을 보시거든 저인 줄 알고 달려와주세요.
저는 붉고 큰 꽃이 되어 당신을 기다릴 것입니다.
처음 당신이 우리 집 담 너머에 핀 소화를 보고 저를 알아보셨듯, 이제 제 무덤에 핀 능소화를 보고 저인 줄 알아주세요.
우리는 만났고 헤어지지 않았습니다

예전엔 운명이니 사주팔자를 믿지 않았다.
점점 바뀌는 생각이 사람마다 타고난 복과 사주팔자라는 것이 있긴 있는 것 같다.
만날 사람은 만나게 되어있고 떠날 사람은 떠나게 되며 세상 일들이 다 내마음처럼 되지 않기도한다.
꼭 능소화를 읽으면서가 아니라 내가 생각했던 사랑과 운명의 정의에 대해 다시금 생각을 되짚어봤다.
집착을 사랑이라 여기며 살았던 시간들, 기대와 바램들로 인해 실망감을 맛봐야 했던, 인연이 아님을 알면서도 끈을 놓지 못했던 날들...
내가 나를 사랑하지 못해 스스로 힘들게 만들었던 시간들이었다.

어느 노래 가사처럼..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더 아름다운 사랑을 하고 싶다.
우리는 만났고 헤어지지 않는 사랑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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